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가입자 수는 2545만 명. 국민 2명 중 1명꼴로 이 은행을 쓴다. 경제활동인구(3001만 명)로 보면 ‘대부분이 고객’이다.
10년 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은행 계좌를 만드는 일은 실험처럼 보였지만 이제 국경을 넘는 모델이 됐다. 카카오뱅크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해외 라이선스를 받은 것. 카카오뱅크의 현황을 3가지 장면으로 살펴봤다.
◆태국서 가상은행 사업
카카오뱅크가 지난 6월 19일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Virtual Bank)’ 인가를 따냈다. 태국 중앙은행이 도입하는 ‘가상은행’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이튿날(6월 20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주가가 단숨에 17% 가까이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계 은행의 태국 재진출은 27년 만이다. 국내 금융사는 1990년대 태국에 거점을 다수 확보했지만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모두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현재 태국은 대형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로 이뤄져 있다. 디지털 은행에 대한 사용률이 낮은 상태다. 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런데 MZ세대 비중이 증가하고 스마트폰 보급률 90%를 넘기면서 모바일 금융 수요가 증가했다.
태국 정부도 이 같은 현황을 반영해 2023년부터 디지털 금융 시장을 개방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뱅크가 뛰어들었다. 그해 6월 SCBX와 손을 잡고 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을 이어왔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중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포함해 20여 개의 금융·비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다.
가상은행 출범을 위한 준비법인은 올해 3분기 중 설립한다. 약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상품·서비스 기획과 모바일 앱 등 IT 시스템 구축을 주도한다. 단순 지분 참여가 아니란 얘기다. 향후 설립될 가상은행의 2대주주로 참여한다.
◆윤호영의 10년 계획
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닌 디지털 기반 금융 플랫폼 수출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성과 뒤엔 10년 리더십과 착실하게 밟아온 글로벌 확장 로드맵이 있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5연임을 통해 10년간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장기 리더십이다.
윤 대표는 모바일 금융 사용자경험(UX)을 수출 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봤다. 모바일 보급률은 높지만 은행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국가들로 동남아시아는 주요 확장 후보지였다.
윤 대표의 전략은 단기 외형 확장이 아닌 단계적 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지분 참여 등 ‘스마트 마이너리티(Smart Minority)’ 전략으로 시장을 학습하고 점차 ‘리딩 메이저리티(Leading Majority)’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태국 진출은 그 중간 단계인 ‘컨소시엄 파트너십’ 모델이다.
윤 대표는 태국을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하며 현지 시장에 카카오뱅크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 4월 방콕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행사 ‘머니20/20 아시아’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디지털 혁신 사례와 성장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태국 진출을 대비해 전담 인력을 선제적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하며 인가를 받는 즉시 서비스 개시가 가능하도록 준비해왔다.
출처 | 한경Busine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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