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회장 GSO 역임... 해외 사업 자문
1분기 해외법인 이익 전 분기比 2배 이상↑
선진·신흥 시장 고루 성장... 전망 밝아
현지화 성공... 증권업계 '롤모델' 자리
"혁신 이어간다... 지속 가능 성장 만들 것"
"미래에셋은 벽을 문으로 바꾸듯, 금융에 새 길을 여는 영원한 혁신가가 되겠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자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전략가(GSO)가 2017년 7월, 미래에셋그룹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며 한 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 한류'를 이끄는 선두 주자다. 일찍이 진출한 홍콩, 미국 등 해외법인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고, 비교적 최근 설립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와 인도 해외법인의 수익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 모든 성과에 박 회장의 선구안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전략가를 역임 중인 만큼, 그룹의 해외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처럼, 미래에셋그룹은 한국 금융사가 뻗어나가지 않은 황무지에 선제적으로 발을 들이는 '개척자'로 업계를 주도해 왔다.
선진 시장 '탄탄' 신흥 시장 '껑충'... 해외법인 실적 2배 뛰어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 세전이익 추이. 사진=미래에셋증권
9일 미래에셋증권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1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11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554억원) 대비 2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미국, 홍콩, 런던, 싱가포르 등 선진 시장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일찍히 해당 시장에 진출해 현재는 안정적인 성과를 시현 중이다. 선진 시장에서의 올해 1분기 기준 세전이익은 총 1196억원 중 864억원(72.2%) 수준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몽골 등 신흥 시장(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익도 괄목할 만하다. 올해 1분기 신흥 시장 법인에서 창출된 세전이익은 332억원으로, 전 분기(90억원)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할 때 미래에셋증권은 전 세계 총 11개 지역에서 17개의 해외법인과 3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선진 시장 법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영국 런던에는 ▲자기자본투자와 벤처캐피탈(VC)투자 전담 법인 ▲ETF(상장지수펀드) 유동성 공급 법인(LP) ▲세일즈 앤 트레이딩(S&T)·주식/채권중개·기업금융(IB) 법인 등 세 개 법인을 지녔다.
또 다른 선진 시장 법인은 유럽 그리스 1곳(ETF LP), 미국의 뉴욕법인과 투자법인 총 2곳, 싱가포르 법인 1곳, 홍콩 법인 1곳 등을 포함해 총 8곳이다.
신흥 시장에서는 동남아와 인도 등을 노렸다. 그중 인도에 가장 많은 법인을 뒀다. 인도 내에는 인도 법인, 미래에셋쉐어칸, 미래에셋쉐어칸 파이낸셜(주식담보대출), 에스프레소(온라인 증권업), 쉐어칸 닷컴(교육 서비스) 등 5곳 법인이 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법인, 베트남 법인, 브라질 법인, 몽골법인 등 4개 법인을 더하면 신흥국에서만 총 9곳 법인을 설립했다. 그밖에 중국 북경과 상해, 베트남 호찌민 등에 각각 1개씩의 해외사무소를 차렸다.
그간 업계 내 국내 금융사 경쟁력을 높이자는 이야기는 지속해서 나왔으나, 실제로 미국의 골드만삭스, JP모건이나 일본의 노무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공식처럼 자리했다. 그러나 박 회장의 말과 같이, 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공식의 '벽'을 '문'으로 바꿔 나가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공격적인 자본 확충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시선도 다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전부터 자본 규모 상위권 증권사에 자리했다. 동시에 1991년 런던 법인, 1992년 미국 법인, 2007년 홍콩법인 설립 후 주요 글로벌 거점에서 10년 동안 장기간 사업을 이어 왔다.
기존 진출 법인의 긍정적인 성과에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연결 기준 자본 총계는 12조 3338억원까지 뛰었다. 2023년 7조 8673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9조 2660억원으로 늘었고, 고작 1분기 만에 3조원가량 확대됐다.
현지화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은 해당 법인을 활용한 네트워크를 견고히 쌓아 왔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에는 미국 혁신 테마형 ETF 선두 기업 Global X를, 2022년에는 호주 운용사 Global X Australia를, 2023년 들며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스탁스팟과 유럽 현지 ETF 시장 조성 회사 GHCO를 인수했다.
이 같은 역량을 신흥 시장 진출에 활용하며 선순환을 구축했다. 2023년 말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을 인수하고 이듬해 11월 '미래에셋 쉐어칸'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다. 인수 직후 기준 520만 계좌, 130개 지점, 3700여명 임직원, 4400여명 파트너 등을 확보해 현지 활성 고객 기준 9위권 증권사까지 올랐다.
동남아·인도 등 투자 열풍에 신흥국 전망 '맑음'... 롤모델 위상↑
사진=AI 생성 이미지
신흥 시장에서의 실적 전망은 밝다. 동남아와 인도 증시 내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증권보관센터(VSDC)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베트남 증권 계좌는 1007만개에 달했다. 이 중 개인 투자자가 99.8% 수준으로, 약 1억명의 인구 가운데 10% 정도가 주식 투자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주식 계좌 수는 올해 초 1236만개로 나타났다. 인구 대비 계좌 보유율은 4%대에 불과한 수준으로, 경제 성장과 함께 금융업도 동반 성장하게 되고, 그만큼 현지 증권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평가다.
가장 많은 법인을 둔 인도 성장세는 더 거세다. PwC컨설팅에 따르면 인도 주식시장 시가 총액은 2020년 약 1조 4000억달러(한화 약 1922조 4800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4조 4000억달러(약 6042조 800억원)까지 급증했다.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24.7%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식 계좌 수는 같은 기간 3590만개에서 1억 8500만개까지 급증했고, 활성 사용자 수는 1730만명에서 9840만명까지 늘어났다.
발 빠르게 해당 시장에 뛰어든 만큼, 미래에셋증권 인도 현지법인에서는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이 2022년 4월 출시한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엠스톡(m.Stock)은 지난해 2월 리테일 고객 계좌 수 100만개를 돌파했다. 1년이 지난 올해 초, 100만개 이상 추가 성장하며 210만개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을 해외 사업 확장의 '롤모델'로 인지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해외법인을 현지화하는 데 성공했고, 그런 만큼 오랜 기간 꾸준한 수익을 창출해 오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극명한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상황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선진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신흥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 전략과 관련해 "인도 1100여개 도시에 거점을 보유한 시장 네트워크를 통합해 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한 투자 솔루션 개발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술력 높은 기업에 투자해 나가며 IB 경쟁력 역시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온라인 디스카운트 브로커리지 도입, 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플랫폼 전환, 브라질 고객 플랫폼 개발 등 신흥국 내에서 디지털, 기술 등에 대한 적극 투자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로컬 증권사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장기 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도 전했다.
또, 해외법인 간의 협력을 통해 전반적인 이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현지에서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각 해외법인은 S&T 관련 시스템 통합, 글로벌 크로스 셀링 플랫폼 확장을 위해 긴밀히 협업하는 중"이라며 "글로벌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정을 병행하며 해외법인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안정적인 성장 실현을 위해 내부통제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시장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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